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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만 사면 반토막? 영구 포트폴리오로 50년을 버티는 법

주식 시장이 폭락해도 자산의 절반만 잃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영구 포트폴리오'는 4가지 자산군을 25%씩 나눠 담아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살아남도록 설계된 전략으로, 1970년부터 2020년까지 50년간 연복리 약 8.8%를 기록하면서도 최대 손실이 12.7%에 불과했습니다. 초보 투자자가 '수익'보다 '리스크 관리'에 먼저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지금부터 풀어드립니다.

투자를 시작하자마자 반토막이 난다면?

주식 시장 폭락과 투자 손실을 표현한 일러스트 - 급락하는 차트와 당황한 투자자
주식 시장 폭락과 투자 손실을 표현한 일러스트 - 급락하는 차트와 당황한 투자자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현실이 있습니다. 기대에 부풀어 계좌를 개설하고 종목을 골라 매수 버튼을 눌렀는데, 몇 달 만에 자산이 30~40% 증발하는 경험입니다. 한국 코스피 시장만 돌아봐도 IMF 외환위기 때 약 75% 폭락,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반토막이 난 사례가 있습니다. 30년 안에 두 번 이상 반토막이 났다는 뜻이니, 10년에 한 번꼴로 이런 충격이 찾아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폭락 구간을 버티지 못하고 손절하면서 "주식은 원래 안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투자를 포기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폭락장에서도 전략을 유지하며 장기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요?

그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영구 포트폴리오(Permanent Portfolio) 입니다.


영구 포트폴리오란 무엇인가?

영구 포트폴리오 4가지 자산 구성 - 주식, 채권, 금, 현금 각 25% 균등 배분 다이어그램
영구 포트폴리오 4가지 자산 구성 - 주식, 채권, 금, 현금 각 25% 균등 배분 다이어그램

영구 포트폴리오는 경제학자 해리 브라운(Harry Browne)이 고안한 투자 전략으로, 단 4가지 자산군에 각각 25%씩 균등하게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자산군비중역할
주식25%경제 성장기 수익 창출
채권25%경기 침체·금리 하락기 방어
25%인플레이션·불확실성 헤지
현금(단기 국채 등)25%디플레이션·위기 대응

이 전략의 핵심은 단순함에 있습니다. 한 번 구성해두고 1년에 한 번, 비중이 흐트러진 자산을 원래대로 맞추는 리밸런싱(rebalancing, 자산 비중을 원래 목표대로 재조정하는 작업) 만 하면 됩니다.

실제 역사적 성과를 보면 1970년부터 2020년까지 50년간 연복리 약 8.8% 를 달성했고, 가장 크게 손실이 났을 때도 -12.7%(2008년 금융위기) 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주식 100%로만 투자했다면 폭락장에서 50% 이상 잃는 구간을 여러 차례 견뎌야 했을 것입니다.


복리의 마법: 8.8%가 왜 대단한가?

복리 성장의 마법을 표현한 일러스트 -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자산
복리 성장의 마법을 표현한 일러스트 -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자산

처음에는 "겨우 8~9%로 뭘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리(複利, compound interest)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 구조라 시간이 지날수록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이를 쉽게 계산하는 방법이 '72의 법칙' 입니다.

72 ÷ 연복리 수익률 =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햇수

예를 들어:

  • 연 6% 수익 → 72 ÷ 6 = 12년 후 2배
  • 연 8.8% 수익 → 72 ÷ 8.8 ≈ 약 8년 후 2배
  • 연 12% 수익 → 72 ÷ 12 = 6년 후 2배

원금이 2배가 되면, 그다음 8년 뒤에는 4배, 또 8년 뒤에는 8배... 이런 식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납니다. 영구 포트폴리오로 50년을 투자했을 때 총자산이 원금의 약 68배가 된다는 계산도 이 복리 효과 덕분입니다.

워런 버핏이 세계 최고 부자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60~7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복리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연평균 약 20% 수익을 60년 이상 지속했다는 사실은 복리의 위력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왜 주식 하나에 집중하면 안 될까?

집중 투자의 위험성 - 연결된 양들이 함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분산투자 필요성 일러스트
집중 투자의 위험성 - 연결된 양들이 함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분산투자 필요성 일러스트

문제 1: 개별 종목 집중 투자

경기가 아무리 좋아도 내가 산 기업이 파산하면 수익률은 -100%가 됩니다. 살 때는 아무도 그 기업이 망할 줄 모릅니다. 사고 나서야 후회하게 되죠. 개별 종목 1~2개에 올인하는 것은 이런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는 행위입니다.

문제 2: 같은 자산군 내 분산

"그럼 주식 20~30개로 분산하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완전한 해답이 아닙니다. 주식끼리는 경기 충격이 올 때 함께 무너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비유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10마리의 양을 각각 다른 줄로 묶어 이끌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평소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낭떠러지 앞에서 한 마리가 떨어지면 줄로 연결된 나머지도 함께 끌려갑니다. 주식 30개를 사도 시장 전체가 무너지는 위기(IMF, 금융위기 등)에서는 대부분 함께 폭락합니다.

해결책: 자산군 분산

진정한 분산은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군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를 '상관성이 낮은 자산에 분산 투자하라'는 원칙으로 표현하는데, 이 개념을 정립한 해리 마코위츠(Harry Markowitz)는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4가지 자산이 경제 상황별로 어떻게 작동하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조합에 따른 4가지 시나리오별 유리한 자산군 매트릭스 다이어그램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조합에 따른 4가지 시나리오별 유리한 자산군 매트릭스 다이어그램

모든 자산의 수익을 결정하는 두 가지 핵심 요소는 경제 성장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입니다. 이 두 요소의 조합에 따라 4가지 경제 시나리오가 만들어집니다.

시나리오경제 성장물가 상승유리한 자산
1번낮음높음금, 원자재·개발도상국 주식
2번높음높음금, 원자재 관련 주식
3번높음낮음주식, 채권 (가장 이상적)
4번낮음낮음채권, 현금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3번(경제 성장 + 물가 안정)입니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항상 이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3번 구간이 가장 길게 지속되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주식과 채권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자산군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시나리오가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날지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습니다. 계절처럼 봄·여름·가을·겨울이 정해진 기간에 오는 게 아니라, 어떤 경기 국면은 10년 이상 지속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금방 끝나기도 합니다. 바로 이 불확실성 때문에 4가지 자산을 모두 보유하는 영구 포트폴리오가 의미를 갖습니다.

채권이 주식 폭락을 방어하는 원리

채권(bond)이란 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차용증입니다. 예를 들어 "10년 동안 매년 5% 이자를 줄 테니 지금 100만 원을 빌려달라"는 식입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 금리가 5%일 때 산 채권 → 나중에 금리가 2%로 하락하면 → 내 채권은 시장보다 높은 이자를 주므로 가치 상승
  •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 기존 채권의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 채권 가격 하락

주식이 폭락하는 경기 침체기에는 보통 금리가 내려가고, 그 결과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주식과 채권이 서로 보완하는 이유입니다.

금이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원리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반대 포지션) 자산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실물 자산인 금의 상대적 가치가 올라갑니다. 또한 경제 불안이 커질 때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리는 특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구성하나? (한국 투자자 기준)

한국 투자자를 위한 영구 포트폴리오 구성 단계 - 계좌 개설부터 ETF 선택, 리밸런싱까지
한국 투자자를 위한 영구 포트폴리오 구성 단계 - 계좌 개설부터 ETF 선택, 리밸런싱까지

영구 포트폴리오를 한국에서 실제로 구성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안내합니다.

1단계: 증권 계좌 개설
국내 증권사에서 주식 매매가 가능한 계좌를 개설합니다.

2단계: 자산별 ETF(상장지수펀드, 특정 지수나 자산을 추종하는 펀드로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음) 선택

자산군국내 투자 옵션미국 직접 투자 옵션
선진국 주식미국 S&P500 추종 ETFVT(전 세계 주식) 또는 VTI(미국 주식)
개발도상국 주식KODEX 200(코스피 200, 비과세 장점) 또는 MSCI EM 추종 ETFEEM 또는 VWO
채권미국 장기 국채 추종 ETFTLT(미국 장기 국채 ETF)
KRX 금 시장 직접 거래(비과세)GLD 또는 IAU
현금고금리 파킹통장, 단기 채권 ETF단기 국채 ETF

참고: KODEX 200이 개발도상국 주식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여전히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며 한국 주식의 수익률 패턴이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3단계: 각 자산에 25%씩 투자
총 투자금을 4등분하여 위 자산군에 균등하게 배분합니다.

4단계: 1년에 한 번 리밸런싱
1년이 지나면 자산별 비중이 달라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식이 크게 올라 35%가 됐다면, 주식을 일부 팔고 비중이 낮아진 다른 자산을 사서 다시 25:25:25:25로 맞춥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비쌀 때 팔고, 쌀 때 사는" 원칙이 지켜집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수익이 아니라 리스크

투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 고위험 집중투자와 안정적 분산투자 비교 일러스트
투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 - 고위험 집중투자와 안정적 분산투자 비교 일러스트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얼마나 벌 수 있을까?"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지금 자산을 모으고 지키는 단계라면 "얼마나 잃지 않을 수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리스크가 높다는 것은 한 번 크게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주식 100% 포트폴리오로 -50%를 경험하면, 원금 회복을 위해 그 후 +100%의 수익이 필요합니다. 멘탈이 무너져 폭락 직전에 팔아버리면 회복의 기회조차 없습니다.

반면 영구 포트폴리오처럼 최대 손실이 -12.7% 수준이라면, 폭락장에서도 전략을 유지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전략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수익률보다 더 중요합니다.

또한 은행 예금이나 적금만으로는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없습니다. 실제 시장의 등락을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투자 실력이 길러집니다. 예금 금리 1~2%로는 복리의 혜택도 제한적이고, 투자자로서의 성장도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활용하세요

다양한 투자자 유형별 영구 포트폴리오 활용 시나리오 - 사회초년생, 직장인, 폭락 우려 투자자
다양한 투자자 유형별 영구 포트폴리오 활용 시나리오 - 사회초년생, 직장인, 폭락 우려 투자자

시나리오 1: 사회 초년생, 투자 첫 시작
월 30만 원을 투자할 수 있다면, 4개 자산에 각 7.5만 원씩 나눠 ETF를 매달 적립식으로 구매합니다. 처음에는 금액이 적어 리밸런싱이 어려울 수 있으니, 추가 매수할 때 비중이 낮은 자산을 더 사는 방식으로 조정하면 됩니다.

시나리오 2: 목돈을 굴리고 싶은 직장인
1,000만 원을 한 번에 투자한다면 각 자산에 250만 원씩 배분합니다. 이후 1년마다 비중을 점검하고 리밸런싱합니다. 단, 세금 효율을 위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용을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3: 주식 폭락이 두려운 투자자
주식 시장이 30% 폭락하는 뉴스가 나와도, 영구 포트폴리오에서는 주식 비중이 25%이므로 전체 자산 손실은 약 7.5%에 그칩니다. 게다가 폭락 시 채권과 금이 일부 상승하여 실제 손실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폭락장에서도 침착하게 전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영구 포트폴리오는 주식·채권·금·현금을 각 25%씩 보유하는 전략으로, 1970~2020년 50년간 연복리 약 8.8%, 최대 손실 -12.7%를 기록했습니다.
  • 복리와 72의 법칙: 72를 연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2배 되는 기간을 알 수 있습니다. 8.8% 수익이면 약 8년마다 자산이 두 배가 됩니다.
  • 주식 여러 종목 분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장 전체가 무너지면 주식끼리는 함께 폭락합니다. 서로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군(주식·채권·금·현금)에 분산해야 진정한 리스크 관리가 됩니다.
  • 투자 초보일수록 수익보다 리스크에 집중해야 합니다. 전략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어야 복리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 1년에 한 번 리밸런싱으로 자산 비중을 원래대로 맞추는 것이 전부입니다. 복잡한 분석 없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전략입니다.